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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는 동 이름이 아니라 대학 앞에서 자란 문화권이다 · 🎨

홍대는 동 이름이 아니라 대학 앞에서 자란 문화권이다

지도에서 ‘홍대동’을 찾을 수 없는 이유는 홍대가 홍익대학교의 줄임말에서 출발한 문화적 지명이기 때문이다. 홍익대학교는 1946년 용산구 원효로의 흥국사에서 개교했고 전쟁과 환도 뒤 여러 장소에 나뉘어 운영되다가 1955년 4월 마포구 상수동의 현재 자리로 옮겼다. 오늘의 학교 주소와 사람들이 말하는 ‘홍대 앞’의 중심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것은 그 뒤 동네의 기능이 여러 방향으로 확장됐기 때문이다.

미술대학 주변에는 작품을 만드는 생태계가 생겼다

미술을 전공하는 학생과 졸업생이 늘면서 화실, 작업실, 재료상, 인쇄소, 디자인 사무실과 입시학원이 주변에 자리 잡았다. 작품은 교실에서만 완성되지 않는다. 종이와 물감, 목재와 금속을 사고, 출력하고, 전시장을 빌리고, 포스터를 붙이는 과정이 동네의 작은 사업들을 필요로 했다. 홍대의 문화적 명성은 유명 작가 몇 명보다 이런 반복적인 제작 노동에서 자랐다.

문화권은 서교동·동교동·상수동·합정동을 넘나든다

홍대입구역은 동교동, 학교 정문과 주요 골목은 서교동·상수동에 걸쳐 있고 공연장과 식당은 합정동까지 이어진다. 임대료가 오르자 작업실과 공연장이 망원동·연남동·문래동 등으로 이동하면서 ‘홍대 문화’는 다시 더 넓어졌다. 행정 경계보다 관계망이 먼저 움직인 셈이다.

학교의 명성을 동네 모든 사람의 정체성으로 만들지 않는다

주민, 상인, 학생, 창작자와 야간 노동자는 같은 동네를 서로 다른 시간에 사용한다. 낮의 통학로가 밤에는 유흥가가 되고, 새벽에는 청소·배송 노동의 현장이 된다. 방문자는 ‘젊음의 거리’라는 한 문장 대신 시간대마다 누가 이 공간을 움직이는지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