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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아산시 온양온천동 · 🛍️

온양온천시장과 온궁로의 하루

7화 · 온천장 옆 시장은 무엇을 팔아왔나

온양온천시장은 여행객의 기념품 거리이기 전에 주민의 식탁과 도심 생계를 지탱한 장터이다.

역과 목욕장 사이에서 커진 장터

역에서 내린 온천객은 목욕 전후에 식사하고 물건을 사며 숙박했다. 이런 수요가 주민의 장보기와 겹치면서 온양온천시장은 관광상권이자 생활시장으로 성장했다. 시장의 주인은 특정 명물 하나가 아니라 매일 물건을 사고파는 관계이다.

시장 성장은 온천객의 소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주변 주택과 관공서, 교통 이용자가 매일 필요한 물건을 샀기 때문에 비수기에도 장터가 유지될 수 있었다. 관광수요와 주민수요의 비중이 시간대와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온궁로 입구가 바뀐 까닭

아산시는 시장의 가스시설과 주차환경을 정비했고 온궁로 입구 조형물도 바꿨다. 일본 신사 문을 닮았다는 지적을 받은 옛 형태 대신 세종의 온행과 훈민정음을 모티프로 삼은 변화는 도시가 전면에 내세울 기억을 선택하는 과정이다.

온궁로 입구의 새 상징은 과거의 문제를 지웠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인물과 문자를 선택했는지, 그 선택이 시장 안 다양한 기억을 충분히 담는지는 계속 토론될 수 있다. 공공디자인은 완성된 역사 해설이 아니라 당대의 해석이다.

시장 촬영에도 동의가 필요하다

시장은 상품만 진열된 야외 전시장이 아니다. 통로는 장을 보는 주민과 물건을 나르는 상인이 함께 쓰므로 사진을 위해 오래 막아서는 안 된다. 얼굴이나 점포 내부를 가까이 찍을 때는 먼저 동의를 구하는 것이 기본이다.

상인의 동의를 구할 때에는 사진의 용도도 간단히 밝히는 편이 좋다. 얼굴을 찍지 않았더라도 가격표나 점포 내부가 영업정보를 드러낼 수 있다. 장을 보는 사람의 이동을 방해하지 않는 위치에서 짧게 촬영한다.

한 가지 먹거리보다 시간대를 보다

아침에는 식재료와 반찬, 점심에는 식당, 오후에는 목욕을 마친 손님의 간식처럼 시간대에 따라 시장의 표정이 달라진다. 유명 메뉴만 확인하고 나가기보다 역과 목욕장 사이에서 어떤 물건이 실제로 오가는지 살피면 온천경제가 생활 속에서 보인다. 시장 출입구의 관광 안내와 골목 안쪽의 생활 동선을 함께 보면 손님을 맞는 거리와 주민이 이용하는 장터가 같은 공간에서 어떻게 공존하는지도 알 수 있다. 온궁로의 조형물 변화는 시장 입구 장식 하나에도 역사 해석이 개입한다는 사례이다. 시장 안에서는 오래된 점포와 새 가게가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다. 빈 점포가 보여도 쇠퇴로 단정하기보다 영업일과 이전 여부, 주변 상인의 설명을 확인해야 한다. 새 디자인 역시 영원한 정답이라기보다 당시 지역사회가 세종의 온행과 한글을 통해 온양의 정체성을 설명하려 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입구의 상징과 안쪽 점포의 실제 영업을 함께 보아야 도시 브랜드와 생활시장의 간격도 드러난다.

시장 관찰은 여러 차례 방문할수록 정확해진다. 한 번 닫힌 셔터를 폐업으로, 한산한 시간을 쇠퇴로 단정하지 않는다. 장날과 평일, 오전과 저녁의 차이를 확인하면 온천 관광과 주민 생활이 만나는 시간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