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련소 주변의 넓은 땅은 오염 정화를 거쳐 새로운 용도를 기다리고 있다. 국가습지복원사업은 훼손된 산업부지를 생태공간으로 되돌리는 긴 과정이다.
브라운필드가 된 제련소 주변
브라운필드는 산업 활동이 끝난 뒤 오염이나 방치 문제로 재이용이 어려워진 토지를 가리킨다. 옛 장항제련소 주변에서는 중금속 오염이 확인되면서 정부가 2009년 종합대책을 세우고 굴뚝 반경에 따라 매입구역과 비매입구역을 나누어 관리했다. 환경부와 지자체는 토지를 매입하고 주민 이주, 건강조사와 토양 정화를 추진했다. 이 과정은 빈 공장 부지에 공원을 새로 만드는 단순한 사업보다 훨씬 복잡하다. 토지 소유, 오염 농도, 현재 이용, 생태 보전과 주민 안전을 구역별로 판단해야 했기 때문이다.
흙을 씻고 위험을 줄이는 여러 방법
오염토양은 굴착해 세척하거나 안정화하고, 오염 정도와 식생 상태에 따라 다른 공법을 적용했다. 환경부는 송림숲처럼 나무 생육이 양호한 곳에서 식물정화, 식생매트와 철산화물 안정화 등을 활용한 위해도 저감 방식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모든 땅을 같은 깊이로 파내는 방식이 생태와 비용 면에서 최선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정화 완료’라는 표현도 특정 사업 구역과 기준을 가리키므로 장항 전역이 동일한 상태라고 확대해서는 안 된다. 방문자는 토양을 만지거나 채취해 개인적으로 안전성을 시험하지 않고 관리기관의 통제와 조사 결과를 따른다.
계획과 완공을 구분하는 습지복원
환경부와 서천군은 정화토지를 활용하는 국가습지복원사업과 생태거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생태습지, 탐방로, 치유와 역사 해설 같은 구상이 공식 자료에 제시되지만, 계획·타당성조사·설계·공사·개방은 서로 다른 단계이다. 발표된 조감도를 현재 이용 가능한 시설처럼 소개하지 않는다. 사업 규모와 일정도 행정 절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최신 고시와 공사 안내를 확인해야 한다. 자연이 회복되는 시간은 개장일 하나로 끝나지 않으며 수질, 토양, 식생과 야생동물을 장기간 관찰하는 관리가 필요하다.
치유라는 말을 조심스럽게 쓰기
생태복원을 ‘상처가 모두 사라졌다’는 선언으로 쓰면 주민이 겪은 건강 우려와 이주, 오랜 정화 노력을 지우게 된다. 치유는 오염원을 관리하고 생태 기능을 회복하며 피해 역사를 공개적으로 기억하는 과정에 가깝다. 공사가 진행되는 구역에는 들어가지 않고 장비와 임시 수로, 식재지를 건드리지 않는다. 향후 탐방로가 열리더라도 허용 동선과 해설을 따른다. 제련소 굴뚝과 송림숲, 정화토지를 한 시야에 놓아 보면 산업 성장, 환경피해, 공공 복원의 책임이 연결된다. 장항의 미래를 이해하려면 완성된 관광지보다 이 긴 전환의 조건을 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현장을 기록할 때는 정화가 끝난 구역, 관리 중인 구역, 향후 복원 예정 구역을 표지와 공식 도면에 따라 나눈다. 계절에 따라 풀이 자랐다는 이유만으로 생태 기능이 회복되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복원 성과는 장기 조사와 공개된 평가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