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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예산군 대흥면·예당호 · 🏰

임존성에서 백제 부흥운동의 지형을 읽다

1화 · 봉수산 능선을 두른 성벽과 마지막 저항의 시간

봉수산에 오른 사람은 먼저 예당호의 넓은 물빛을 만난다. 능선을 따라 남은 임존성의 돌은 이 전망이 오래전부터 방어에 쓰인 지형이었음을 알려 준다.

산등성이를 감싼 성

임존성은 예산군 대흥면 상중리 봉수산 능선에 자리한 삼국시대 산성이다. 국가유산포털은 이곳을 사적으로 지정하고 성곽과 주변을 포함한 넓은 구역을 국가유산으로 관리한다. 성벽은 산의 경사를 따라 이어지며 계곡과 능선을 함께 끌어안는다. 평지에 반듯하게 놓인 성과 달리 지형 자체를 방어 시설로 이용한 모습이다. 지금 남은 석축과 복원한 구간, 무너져 흙에 묻힌 흔적이 한 길에 섞여 있으므로 모든 돌을 같은 시기의 원형으로 보면 곤란하다. 안내판과 조사 자료를 먼저 읽고 돌의 쌓임과 지세를 비교하면 성이 산을 선택한 이유가 보인다.

백제 멸망 뒤에도 이어진 싸움

660년 사비성이 함락된 뒤 백제 부흥군은 여러 거점을 중심으로 저항을 이어 갔다. 임존성은 복신·도침·흑치상지 등과 연결해 설명되는 핵심 거점 가운데 하나이다. 다만 인물들의 활동 시점과 지휘 관계, 성 안에서 벌어진 세부 장면은 사료와 연구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현장에서 전투 장면을 상상으로 채우기보다, 높은 능선이 주변 길과 물길을 어떻게 살피게 했는지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백제가 한날에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멸망 뒤에도 사람들이 나라를 되살리려 싸웠다는 시간을 성의 위치가 구체적으로 보여 준다.

예당호가 생기기 전의 풍경

성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예당호는 오늘의 대표 경관이지만 저수지는 근현대 수리사업으로 만들어졌다. 부흥운동 당시 산 아래에는 지금과 같은 넓은 수면이 없었다. 현재 전망을 곧바로 7세기 군사 지도로 옮기면 시대가 뒤섞인다. 옛 하천과 골짜기, 마을길은 고고학 조사와 옛 지형 자료를 통해 따로 확인해야 한다. 지금의 호수와 도로는 방문자가 방향을 잡는 기준으로 활용하되, 과거 경관을 설명할 때는 후대에 달라진 요소라고 밝혀야 한다. 이 차이를 기억하면 임존성과 예당호가 각각 다른 시대에 대흥의 지형을 바꾼 흔적으로 읽힌다.

성벽을 지키며 걷는 법

임존성은 산길과 석축을 함께 걷는 유적이다. 비나 눈이 온 뒤에는 돌과 흙길이 미끄럽고, 성벽 가장자리에는 급경사가 이어질 수 있다. 복원 구간이라도 난간이 없는 곳에서 돌 위로 올라가거나 지름길을 만들지 않는다. 성돌을 옮기거나 틈에 물건을 끼우는 행동도 유산을 훼손한다. 봉수산자연휴양림이나 공개 등산로에서 시작하되 출입 통제와 정비 상황을 당일 확인해야 한다. 정상까지 가는 성취보다 성벽이 능선을 타는 방향, 주변 고개와 골짜기가 열리는 지점을 천천히 살피는 것이 임존성을 제대로 읽는 방법이다. 오르기 전에는 국가지정유산의 공식 명칭과 지정 범위를 확인해 두는 편이 좋다. 정상의 조망만 보고 성 전체가 그곳에 모여 있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방어선은 긴 능선과 굴곡을 따라 이어진다. 계절에 따라 풀이 석축을 가리거나 정비 작업으로 관찰 구간이 달라질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성벽을 밟아 확인하지 말고 공개 도면과 표지를 비교한다. 산불 위험기에는 화기와 흡연을 삼가고 물과 하산 시간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