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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박물관의 가장 큰 전시품은 옛 공장이다 · 🏘️

건축박물관의 가장 큰 전시품은 옛 공장이다

박물관에 들어가기 전 건물 사이를 먼저 걷는 편이 좋다. 낮은 공장동과 굴뚝, 수위실과 조각이 남아 있어 전시실 바깥이 이미 건축 자료다. 김중업은 르 코르뷔지에의 아틀리에에서 일한 뒤 한국 현대건축을 이끈 1세대 건축가이며, 유유산업 안양공장은 그의 초기 작업이다.

공장은 기능만 담는 상자가 아니었다

1959년 설계된 공장에는 생산·연구·보일러와 경비 기능이 나뉘어 있었다. 조각과 구조, 빛을 결합해 산업건축에도 상징성을 부여했다. 그러나 유명 건축가의 작품이라는 이유로 당시 노동환경이 자동으로 좋았다고 결론 낼 수는 없다. 건축 미학과 공장 노동은 별도로 질문한다.

연구동은 박물관, 작업동은 다른 박물관이 됐다

현재 김중업건축박물관은 옛 연구동을, 안양박물관은 작업동을 활용한다. 보일러실은 교육관으로 바뀌었다. 재생은 건물을 그대로 얼리는 일이 아니라 새 기능을 위해 동선·설비·안전을 바꾸는 선택이다. 무엇이 원형이고 무엇이 리모델링인지 안내와 도면을 대조한다.

건축가의 영웅전보다 설계의 조건을 본다

전시는 프랑스대사관, 삼일빌딩, 평화의 문 등 대표작의 모형과 스케치, 수첩을 보여 준다. 한 사람의 천재성만 강조하지 말고 발주자·기술자·시공자와 시대의 재료 조건이 설계를 어떻게 제한하고 가능하게 했는지 본다.

2014년 개관한 이곳은 공립 건축 전문박물관이다. 휴관·전시 교체와 촬영 규칙을 확인하고 도면에 가까이 손대지 않는다. 외국인에게는 architect museum inside his own factory building이라는 역설이 좋은 출발점이다. 가장 중요한 전시품은 모형 하나가 아니라 생산시설에서 문화시설로 바뀌며 원형과 새 용도가 협상된 건물 전체다.

김중업이 르 코르뷔지에와 일했다는 사실을 모든 설계의 설명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한국의 기후와 공법, 전후 산업화, 발주 조건 속에서 그의 선과 구조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도면과 모형으로 비교해야 한다. 유유산업 공장에 결합된 조각은 다른 예술가와의 협업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박물관의 현재 명칭과 공장 당시 동 이름을 구분하면 재생 과정이 선명해진다. 무장애 이동은 옛 건물의 층과 새 설비 사이에서 제한될 수 있으므로 엘리베이터·휠체어 안내를 미리 확인한다. 건축을 보는 여행은 예쁜 외관보다 사용자가 공간을 어떻게 통과하는지 읽는 일이다.

건물 외부의 굴뚝과 수위실을 전시장보다 먼저 보면 박물관이 새로 생긴 것이 아니라 공장 전체의 기능이 분해되어 문화시설로 재편됐다는 점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