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와 코엑스는 영동대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본다. 한쪽은 조선 왕릉의 원찰로 성장한 사찰이고, 다른 쪽은 1979년 문을 연 한국종합전시장에서 출발한 국제 전시·업무 복합단지다. ‘옛 절과 새 빌딩의 대비’만 찍고 돌아가기보다 두 장소 사이에 사라진 승과평까지 연결하면 삼성동의 시간이 입체적으로 보인다.
0~35분: 전각의 나이가 서로 다름을 확인한다
봉은사역 1번 출구에서 일주문으로 들어가 대웅전을 지나 판전으로 향한다. 판전은 1856년에 세운 경판 보관 전각이며 정면 편액은 추사 김정희의 글씨로 전한다. 이어 미륵대불로 가면 1986년 시작해 1996년 완성한 현대의 신앙 공간을 만난다. 두 장소를 ‘오래된 문화재’로 한데 묶지 않는 것이 첫 번째 관찰이다.
35~55분: 승과평의 흔적을 찾는다
경내를 나온 뒤 코엑스 북문 방향의 승과평 표지석을 살핀다. 1552년 봉은사를 중심으로 승려 선발 시험인 승과가 다시 시행됐고, 절 앞 들판에서 시험을 치렀다고 전한다. 지금은 도로와 전시장으로 바뀌어 넓은 들판의 형태가 남아 있지 않다. 작은 표지석이 사라진 장소를 오늘의 도시에 연결한다.
55~100분: 전시장에서 도시의 새 기능을 본다
코엑스 전시장 로비와 트레이드타워 쪽을 걸은 뒤 별마당도서관에서 마무리한다. 쇼핑몰만 보면 놓치기 쉽지만 코엑스의 출발점은 수출품과 산업기술을 보여주던 상설 전시장이다. 실내 행사에 따라 동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시 구역은 안내를 따르고, 봉은사에서는 법회와 기도 중인 사람의 촬영을 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