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량 반나절의 마지막 층은 전망이다. 계단과 골목을 다 오르고 나면, 산복도로의 전망대들이 하루의 보상처럼 기다리고 있다.
1년 뒤에 도착하는 엽서
유치환의 우체통은 시인 유치환을 기리는 전망대의 조형 우체통으로, 엽서를 넣으면 1년 뒤에 배달된다 사실. 여행지의 기념품 중 가장 느린 것 — 1년 뒤의 자신에게, 혹은 함께 오른 사람에게 쓰는 엽서는 이 동네의 속도와 잘 어울린다 추정. 계단의 도시에서 쓰는 편지는 어차피 천천히 가는 것이 맞다.
발밑의 두 부산
해가 지면 전망대 발밑으로 불빛이 켜진다. 부산항과 부산항대교의 불빛, 컨테이너 크레인의 실루엣 사실 — 그리고 그 사이, 공사 중인 북항 재개발 지구의 조명이 섞여 있다 사실. 이 야경은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이 아니라, 다음 화의 예고편이다: 발밑에서 반짝이는 것은 두 개의 부산 — 있던 부산과, 지어지는 부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