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량의 언덕을 걷다 보면 오래된 목조 가옥에서 커피 냄새가 난다. 이 동네의 현재 층은 유리와 철골이 아니라 — 오래된 집의 재사용으로 나타난다.
1941년의 집, 오늘의 찻잔
산 중턱의 카페 초량1941은 일제강점기 일본식 가옥(적산가옥)을 고쳐 연 공간으로, 옛 집의 골조와 정취를 살린 채 우유와 차를 낸다 사실(운영 시간·상황은 방문 전 확인 미확인). 언덕 위의 자리라 창밖으로 항구가 내려다보인다. 이런 재생 공간이 초량 언덕 곳곳에 흩어져 있다 사실.
층위가 깊은 동네의 문법
4화의 백제병원(1927, 병원→카페), 이 화의 적산가옥(1941, 가옥→카페) — 초량의 재사용 문법은 일관된다: 부수고 새로 짓는 대신, 쓰임을 바꿔 살아남는 것 추정. 클러큰웰의 시계공 다락을 디자인 사무소가 물려받았듯(런던 시리즈 8화), 초량의 오래된 집은 커피가 물려받았다. 그리고 9화에서 보겠지만 — 이 "고쳐 쓰는" 문법과 "밀고 새로 짓는" 문법이 지금 초량 앞바다에서 정면으로 마주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