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충무로와 을지로, 퇴계로 사이에는 이름난 단관극장이 이어졌다. 한 극장의 큰 스크린에서 한두 작품을 집중 상영하고, 관객이 매표소 앞에 줄을 서던 시절이다. 개봉일의 현수막과 손으로 그린 간판, 로비의 영화 사진은 거리 전체를 홍보 매체로 만들었다.
대형 스크린은 집에서 할 수 없는 경험이었다
텔레비전 채널과 영상 매체가 제한적이던 시기, 극장은 새로운 영화를 만나는 가장 중요한 창구였다. 대한극장처럼 대형 화면과 많은 좌석을 앞세운 공간은 관람 자체를 특별한 도시 경험으로 만들었다. 영화 한 편의 흥행이 주변 식당과 다방의 손님까지 움직였다.
멀티플렉스는 관람의 지도를 바꾸었다
여러 상영관과 쇼핑시설을 결합한 멀티플렉스가 확산되고 온라인 예매가 일상화되면서 거리의 단관극장은 경쟁력을 잃었다. 폐관, 철거, 공연장 전환이 이어졌다. 오늘 옛 극장 이름이 남은 건물 앞에서는 외관만 찾기보다 관객이 도시에서 영화를 소비하는 방식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아야 한다.
사라진 장소도 정확히 표시할 수 있다
과거 사진과 지도, 표지석, 지하철의 영화 포스터는 사라진 극장가를 기억하게 한다. 다만 현재 건물을 옛 극장 원형으로 소개하거나 모든 시설이 운영 중인 것처럼 말해서는 안 된다. 발행일 기준의 상태를 확인하고, 남은 흔적과 사라진 기능을 구분하는 것이 도시 영화사를 정직하게 전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