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의 저녁은 공연 시작 시각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매표소 앞에 관객이 모이고 식당이 붐비며 공연이 끝나면 좁은 골목에 사람이 한꺼번에 나온다. 마로니에공원에서 소극장 이면도로와 혜화동 로터리를 지나 혜화문까지 약 1.5킬로미터, 공연 관람을 제외하고 90분을 잡는다.
오후 5시 30분: 공공시설을 먼저 본다
예술가의집과 미술관, 공연장의 전시·안내 공간은 운영시간이 정해져 있다. 관람 가능한 시설을 먼저 보고 공원으로 나온다. 야외공연이 있다면 통행로와 지정 관람 구역을 구분한다.
오후 6시 10분: 작품과 극장 주소를 다시 확인한다
비슷한 극장명과 여러 공연장이 있어 예매한 장소를 혼동하기 쉽다. 공식 예매 내역의 주소와 입장 마감, 좌석 규정을 확인한다. 거리의 호객 안내만으로 작품을 선택할 때는 가격과 공연 시간, 환불 조건을 분명히 묻는다.
오후 6시 40분: 골목에서는 공연 노동을 방해하지 않는다
공연 전 배우와 스태프가 장비와 소품을 옮기고, 출입구에서 관객을 정리한다. 비상구와 계단을 막지 않고 분장실이나 연습실로 보이는 창문을 촬영하지 않는다. 퇴근하는 배우에게 무리한 사진을 요구하지 않는다.
오후 7시: 혜화문에서 주거지의 경계를 확인한다
공연을 보지 않는 날에는 혜화문에서 산책을 끝내고 큰길로 돌아온다. 성곽을 따라 어두운 주택가로 진입하지 않는다. 무대의 불이 꺼져도 혜화동 주민의 저녁은 계속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대학로 산책의 마지막 예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