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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동·선유도 · ⛰️

선유봉은 아름다운 이름만 남은 한강의 봉우리이다

2화 · 채석과 강변 개발로 낮아진 봉우리의 모습을 현재 공원에서 상상하는 법

선유도는 처음부터 평평한 섬이 아니었다. ‘신선이 노니는 봉우리’라 불린 선유봉이 돌을 캐는 장소와 정수장을 거치며 원래 지형을 잃었다.

섬보다 먼저 봉우리가 있었다

선유도는 본래 한강 남쪽 육지에 가까이 붙은 작은 봉우리로 알려졌다. 옛 문인과 화가가 한강의 풍광을 바라보는 장소로 기록했고, 이름도 신선이 노닌다는 뜻을 담았다. 오늘의 공원 표면만 보면 낮고 평탄한 섬이어서 옛 봉우리를 상상하기 어렵다. 서울시 공식 선유도길은 공원 안 선유봉 표지석을 과거 지형을 읽는 지점으로 안내한다. 표지석이 옛 정상 높이나 정확한 정상 좌표를 그대로 나타낸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돌을 캐며 지형이 바뀌었다

근대 도시 건설에는 많은 석재가 필요했고 선유봉도 채석의 대상이 됐다. 채석은 봉우리의 높이와 윤곽을 크게 바꾸었고, 이후 강변 정비와 도로·수도 시설이 더해지며 섬 같은 현재 지형이 만들어졌다. ‘하룻밤에 산이 사라졌다’는 식의 극적인 서술보다 여러 시기의 채석과 공사가 누적됐다고 이해하는 편이 정확하다. 남아 있는 사진과 기록도 촬영 방향과 시기가 다르므로 한 장면을 완전한 원형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이름은 풍경의 기억을 보존한다

현재 ‘선유도’라는 지명에는 선유봉의 기억이 남아 있다. 선유정 같은 시설은 옛 풍류를 떠올리도록 마련된 현재의 공간이지 조선시대 건물이 원위치에 그대로 남은 것은 아니다. 여행자는 복원·재현과 원형 유산을 구분해야 한다. 북쪽 산과 한강을 보는 시야, 표지석과 옛 그림을 함께 비교하면 이름이 사라진 지형을 대신 기억하는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아름다웠다는 평가와 실제 지질·개발 역사를 섞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봉우리의 상실은 도시 성장과 연결된다

선유봉의 변화는 자연 파괴만의 추상적 이야기가 아니라 서울이 도로, 제방, 상수도와 건물을 확장한 과정과 연결된다. 채취한 돌의 정확한 사용처를 출처 없이 특정 건물에 연결하지 않는다. 대신 도시가 필요로 한 재료와 기반시설이 한강의 지형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묻는다. 나중에 정수장과 생태공원이 들어섰다는 사실도 자연이 저절로 회복됐다는 뜻이 아니라, 또 다른 공공 목적과 설계가 장소를 재구성했다는 뜻이다.

없는 산을 무리하게 찾지 않는 관람

공원에서 높은 곳을 찾으려고 시설물이나 보호 구역에 오르지 않는다. 선유봉 표지석, 선유정 주변의 조망, 양화대교에서 보이는 섬의 낮은 윤곽을 차례로 보면 충분하다. 나무와 시설 때문에 시야가 달라질 수 있으며, 공사·행사 때 접근 구간도 변한다. 옛 그림을 휴대전화로 비교할 때 통행을 막지 않는다. 현재 경관에 옛 봉우리를 정확히 겹쳐 그리기보다, 무엇이 사라지고 어떤 이름과 기록이 남았는지 구분하는 것이 정직한 여행법이다.

아이와 함께라면 ‘섬의 이름에는 왜 봉우리가 남았을까’를 질문으로 삼아 표지석과 낮은 지형을 비교할 수 있다. 답을 하나의 전설로 단정하지 않고, 지명·그림·도시 공사가 서로 다른 종류의 증거라는 점을 설명한다. 여름에는 그늘과 식수를 확보하고, 겨울에는 결빙된 경사면을 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