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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동·선유도 · 💧

선유도 정수장은 물을 만드는 도시의 공장이었다

3화 · 1978년부터 2000년까지 서울 서남부에 수돗물을 공급한 시설을 읽는 순서

공원의 콘크리트 수조와 기둥은 장식용 폐허가 아니다. 한강물을 침전·여과해 도시로 보내던 정수 공정의 실제 시설을 재사용한 산업유산이다.

정수장은 강물과 수도꼭지 사이의 공정이었다

선유정수장은 1978년부터 2000년까지 운영되며 서울 서남부에 수돗물을 공급했다. 강에서 가져온 물은 한 번에 깨끗해지는 것이 아니라 약품 투입, 침전, 여과, 저장과 송수 같은 단계를 거쳤다. 현재 공원의 수조와 건물은 이 과정의 일부를 담았던 공간이다. 모든 구조물이 같은 기능을 한 것은 아니므로 안내 지도에서 침전지, 여과지, 농축조, 송수펌프실의 역할을 구분한다. 정수장을 단순한 ‘버려진 공장’으로 부르면 시민 생활을 지탱했던 공공 기능이 사라진다.

콘크리트 크기가 도시의 물 수요를 보여 준다

대형 수조와 반복되는 기둥은 물을 일정한 속도로 처리하고 저장하기 위한 규모였다. 1970~1990년대 서울의 인구와 산업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상수도 시설도 중요해졌다. 정수 능력과 공급 구역의 정확한 수치는 시기와 시설 확장 기준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하나의 숫자를 전체 운영기간에 적용하지 않는다. 여행자는 수조의 깊이와 통로를 보며 물이 중력과 펌프, 시간에 따라 이동한 순서를 상상할 수 있다.

산업시설을 모두 지우지 않은 재생

정수장 운영이 끝난 뒤 공원 설계는 구조물을 전부 철거하지 않고 새로운 정원과 전시 공간으로 바꾸었다. 여과지의 콘크리트 기둥은 녹색기둥의 정원이 되고, 침전·농축 시설은 물과 식물을 관찰하는 공간으로 재구성됐다. 이는 옛 시설을 원형 그대로 보존한 박물관도, 흔적 없이 자연으로 돌린 복원도 아니다. 기능을 잃은 구조를 선택적으로 남기고 새 이용을 부여한 ‘재생’이다. 무엇이 원래 구조이고 무엇이 공원화 과정에서 추가됐는지 안내판으로 확인한다.

물의 정화를 식물만의 능력으로 과장하지 않기

공원의 수생식물과 물정원은 정화 원리를 관찰하게 하지만, 현재의 작은 생태 수로가 과거 도시 정수장 전체 공정을 대신한다는 뜻은 아니다. 수돗물 생산에는 엄격한 처리와 검사, 설비 운영이 필요하다. ‘식물이 모든 오염을 해결한다’는 설명보다 산업적 정수와 생태적 물순환을 비교하는 교육 공간으로 이해한다. 수조 물에 손을 넣거나 식물을 채취하지 않고, 미끄러운 가장자리와 난간 안쪽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공정 순서로 걸으면 구조가 보인다

선유도이야기관에서 옛 정수장 지도를 먼저 보고, 수질정화원·녹색기둥의 정원·시간의 정원을 차례로 보면 시설 관계를 읽기 쉽다. 다만 전시관 운영과 일부 구간 개방은 바뀔 수 있어 당일 공지를 확인한다. 건물 이름만 수집하지 말고 물이 들어오고 머물고 나가는 방향을 관찰한다. 콘크리트 표면의 흔적을 훼손하거나 출입 금지 구역으로 내려가지 않는다. 이 섬의 산업유산은 서울의 일상 물 공급이 얼마나 큰 공간과 지속적 노동을 필요로 했는지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