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군 죽림리와 상갑리 일대 벌판에는 청동기시대 사람들이 남긴 고인돌 수백 기가 모여 있다.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밀집도로, 크고 작은 돌들이 지금도 그날 세워진 자리에 그대로 놓여 있다. 이 돌들을 세운 사람들에게는 문자가 없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죽은 이를 기억하는 다른 방법이 있었다.
수 톤에 달하는 돌을 옮기고 세우는 일은 결코 쉬운 노동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 수고를 감수했다. 기록할 문자가 없던 시대에, 사람들은 몸으로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기억을 남겼다. 지금 이 벌판을 걷는 사람은 수천 년 전 사람들이 감수한 그 수고를 마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