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tTrip NOW
← 이 동네 이야기 전체보기

화순적벽 · 📍

1519년(조선 중종 14, 기묘사화). 유배객의 눈에 비친 절경 하나가, 중국의 고전을 빌려 이름을 얻었다

1519년 기묘사화가 일어나자, 신재 최산두라는 선비는 동복 지역으로 유배됐다. 유배지에서의 시간은 대개 고통스러운 것이었지만, 최산두는 이곳의 절경을 마주하며 전혀 다른 감흥을 느꼈다. 그는 이 풍경이 중국의 소동파가 뱃놀이를 하며 그 유명한 「적벽부」를 지어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했던 적벽에 버금간다고 여겼고, 이곳에 "적벽"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동복천 상류인 창랑천을 따라 약 7km에 걸쳐 발달한 이 절벽은, 지질학적으로 중생대 백악기의 응회암 지층으로 이뤄져 있다. 유배라는 정치적 좌절 속에서 자연을 향해 눈을 돌린 한 선비의 심미안이, 결과적으로 이 절경에 지금까지 통용되는 이름을 붙여준 셈이다. 화순적벽은 방랑시인 김삿갓이 생을 마감한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1979년 전라남도 기념물 제60호로 지정됐다가 2017년 명승 제112호로 승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