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주사는 정확한 창건 연대와 창건 배경, 창건 주체를 오늘날까지도 명확히 규명하지 못한 신비로운 절이다. 도선대사가 창건했다는 설, 운주라는 인물이 세웠다는 설, 마고할미가 세웠다는 설 등 여러 창건 설화가 전해지지만, 이 가운데 도선창건설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설화에 따르면 도선은 하룻밤 사이에 천불천탑을 세우려 했는데, 공사가 막바지에 이르러 마지막으로 와불을 일으켜 세우려는 순간, 공사에 지친 동자승이 이미 닭이 울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 때문에 결국 마지막 불상은 일으켜 세워지지 못한 채 지금까지 누운 모습으로 남아 있다고 전한다.
지금 운주사에 남아 있는 유물은 석탑 21기와 석불 80기다. 학계에서는 이 절이 국가나 종단, 부유한 후원자 같은 단일한 주체가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조성한 것이 아니라, 수많은 민중이 저마다 극락왕생을 바라며 각자의 방식으로 조성한 결과물로 추정한다. 이 때문에 운주사는 고려시대 민중 신앙(민중불교)의 상징으로 해석되곤 한다. 누가 지었는지 아무도 확언할 수 없는 절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 개에 가까운 불상과 탑의 흔적이 남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 절의 가장 강력한 이야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