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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반남 고분군 · 📍

삼국시대(마한). 백제도 신라도 아닌, 항아리에 묻힌 독자적 왕국의 흔적

나주시 반남면에는 해발 100m 안팎의 낮은 봉우리인 자미산을 중심으로 40여 기의 고분이 흩어져 있다. 동쪽 구릉의 덕산리 고분군, 북동쪽의 신촌리 고분군, 서쪽 능선의 대안리 고분군이 그것이다. 이 무덤들의 가장 큰 특징은 매장 방식이다. 고구려의 돌무지무덤이나 백제의 돌방무덤과 달리, 이곳에서는 대형 옹관, 즉 커다란 항아리를 관으로 사용했다. 원래 동아시아에서 옹관은 서민들의 관으로 널리 쓰이던 것이었는데, 이 지역에서는 오히려 최고 권력층의 매장 문화로 고도화됐다는 점이 특이하다.

실제로 이 고분들에서는 금동관, 금동신발, 봉황무늬가 새겨진 환두대도(고리자루칼) 등 왕이나 그에 준하는 권력자만이 가질 수 있었던 유물들이 다수 출토됐다. 이는 이 지역에 백제에 완전히 편입되기 이전, 독자적인 세력을 유지하던 마한의 한 소국이 존재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다만 이 무덤들의 주인공이 정확히 누구였는지, 그 정치체가 백제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었는지는 학계에서도 여전히 논쟁적인 주제다. 나주 대안리·신촌리·덕산리 고분군은 각각 사적으로 지정됐다가, 이후 역사성과 특성을 고려해 하나로 통합되어 "나주 반남 고분군"이라는 이름의 사적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