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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촌호수·방이동 · 🌊

석촌호수는 잘라 남긴 한강의 옛 물길이다

1화 · 송파강을 메우고 잠실을 육지로 바꾼 1970년대 도시 공사

고층빌딩 아래 길쭉한 호수는 처음부터 만든 장식용 연못이 아니라, 한강 남쪽 물길을 막고 매립한 뒤 남겨 둔 수면이다.

현재 지도만 보면 보이지 않는 강

지금 한강은 잠실 북쪽으로 흐르고 석촌호수는 도심 속 독립된 공원처럼 보인다. 그러나 과거에는 모래가 쌓여 생긴 잠실섬의 남쪽으로 송파강, 북쪽으로 신천강이 흘렀고 송파강이 한강 본류 역할을 했다. 송파구 자료는 오늘의 석촌호수가 송파나루터가 있던 옛 물길에 한강 매립사업을 시행해 형성됐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롯데월드를 위해 새로 판 호수’라고 하면 땅의 역사를 놓친다. 호수의 가늘고 긴 모양은 공원 설계자의 장식이 아니라 사라진 강의 방향을 간직한 흔적이다.

섬을 도시의 땅으로 바꾼 공사

1970년대 잠실 개발은 남쪽 송파강을 막고 북쪽 물길을 넓히며 공유수면을 매립했다. 섬이었던 잠실은 주변 육지와 이어지고 대규모 주택지, 도로, 경기장과 상업시설이 들어설 토지가 생겼다. 지금의 동호와 서호는 옛 송파강 전체가 보존된 것이 아니라 매립 과정에서 일부 수면을 남겨 정비한 결과이다. 정확한 착공·완공 날짜와 단계는 사업 자료마다 기준이 다를 수 있으므로, 한 번의 공사로 순식간에 현재 모습이 완성됐다고 단순화하지 않는다. 핵심은 강을 없애고 호수를 새로 만든 것이 아니라, 물길의 대부분을 도시 토지로 바꾸고 일부를 관리되는 호수로 남겼다는 점이다.

동호와 서호가 다른 얼굴을 갖게 된 이유

송파대로와 잠실호수교가 수면을 가르며 호수는 동호와 서호로 나뉜다. 서호에는 롯데월드 매직아일랜드가 가깝고, 동호에는 산책과 문화시설 이용이 두드러져 분위기가 다르다. 그러나 두 호수는 같은 옛 물길에서 생겼다. 다리 아래를 지나며 물의 방향, 도로 소음과 사람의 흐름이 바뀌는 지점을 보면 도시 기반시설이 하나의 수면을 두 개의 생활권처럼 나눈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한 바퀴를 완주하는 것보다 동·서호의 차이를 비교하는 편이 이 장소의 구조를 더 잘 보여 준다.

자연처럼 보이는 도시 기반시설

호수는 한강과 연결된 공급·순환 설비와 수질 관리, 산책로 정비를 통해 유지되는 도시 환경이다. 수위와 수질, 시설 운영은 계절·강우·공사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수면이 낮거나 탁해 보인다는 관찰만으로 원인을 특정 공사나 건물에 단정하지 않는다. 관리기관의 최신 측정과 공지를 확인하고, 2010년대 수위 저하 조사 결론을 오늘의 상태에 그대로 적용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도시의 물은 아름다운 배경인 동시에 계속 측정하고 관리해야 하는 시설이다.

사라진 강을 안전하게 읽는 법

송파구는 호수 둘레를 약 2.5킬로미터로 안내하지만 행사, 공사와 인파에 따라 소요시간이 크게 달라진다. 비나 결빙 때는 데크와 계단이 미끄럽고, 벚꽃철에는 한 방향 이동이나 통제가 생길 수 있다. 난간을 넘거나 물가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달리기 이용자와 보행자가 섞이는 구간에서 갑자기 멈추지 않는다. 옛 지도와 현재 지도를 나란히 본 뒤 동호 한 구간, 잠실호수교 아래, 서호 한 구간을 걸으면 강이 호수와 도시 블록으로 바뀐 과정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