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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공원 안에 조선시대 집이 남았다 · 🏭

신도시 공원 안에 조선시대 집이 남았다

분당 중앙공원은 호수와 잔디, 산책로가 잘 정돈된 전형적인 신도시 공원처럼 보인다. 그러나 공원 안쪽에는 기와집과 장독대, 오래된 나무가 있는 수내동가옥이 남아 있다. 주변이 아파트로 바뀌기 전 이곳에 마을과 농경지가 있었다는 물질적 증거다.

‘빈 땅에 만든 도시’라는 착각

분당 신도시 개발 전에는 여러 마을과 묘역, 농지가 있었다. 계획도시는 이들을 지운 뒤 무에서 생긴 것이 아니라 토지를 수용하고 도로와 주택, 공원을 새로 배치한 결과다. 중앙공원에 남은 한산이씨 관련 가옥과 문화유산은 개발 이전의 시간 일부를 선택해 보존한 것이다.

수내동가옥은 민속촌 세트가 아니다

이 집은 조선 후기 경기지역 살림집의 구조를 보여준다. 안채와 바깥채, 마당의 관계를 보면 가족생활과 농사일이 공간을 어떻게 나눴는지 짐작할 수 있다. 지금 보이는 모든 생활도구가 원래 거주 당시 그대로 놓인 것은 아니며, 보수와 전시 연출을 거쳤다는 점을 구분한다. 공개 범위와 내부 관람은 현장 안내를 따른다.

공원에는 집 외에도 기억의 표식이 있다

한산이씨 묘역과 신도비 등은 이 지역에 오랫동안 자리 잡은 문중의 역사를 보여준다. 비석의 글을 읽기 어렵더라도 건립 시기와 인물, 원래 위치를 안내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원 장식물처럼 기대거나 탁본하지 않는다. 신도시가 어떤 과거를 남기고 무엇을 옮겼는지 질문하는 자료다.

서로 다른 두 속도로 걷는다

중앙공원의 호수와 잔디를 빠르게 도는 산책 뒤, 수내동가옥에서는 문턱과 처마, 마당의 높이를 천천히 본다. 카페나 쇼핑시설을 찾는 일정과 묶기 쉽지만 문화유산 관람시간은 별도로 확인한다. 이곳의 흥미는 옛집이 현대 빌딩과 극적으로 대비된다는 사진에만 있지 않다. 계획도시가 과거를 모두 지우지 않고 어떤 조각을 공공기억으로 남겼는지를 직접 비교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보존은 무엇을 남길지 선택하는 일이다

신도시 개발 전 모든 집과 묘역을 같은 상태로 남길 수는 없었다. 수내동가옥이 보존됐다는 사실은 다행이지만, 그것이 사라진 다른 마을의 생활까지 대표하지는 않는다. 양반가 계보와 지정 문화유산이 기록에 잘 남는 반면 세입자·농민·상인의 집은 흔적이 적을 수 있다. 공원에서 보이는 과거가 선택된 과거라는 점을 기억한다.

외국인에게 온돌방과 안채·사랑채 같은 용어를 설명할 때는 한국 주택이 모두 같은 구조였다고 말하지 않는다. 지역·계층·시대에 따라 살림집은 달랐다. 문을 닫은 방 안을 억지로 들여다보지 않고, 마당에서 햇빛과 바람, 부엌과 장독대의 거리를 본다. 중앙공원의 현대 화장실과 휴게시설을 이용하되 문화유산 구역에서는 음식 섭취와 반려동물 출입 규정을 따른다.

마당에서 멀리 보이는 아파트까지 함께 보면 보존된 집 한 채와 신도시 개발의 규모 차이도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