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을 걷다 보면 크고 작은 하천이 도심을 가로지르는 것을 볼 수 있다. 그중 단계천은 원주천으로 흘러드는 지류로, 최근 대규모 복원 사업을 거쳤다.
물놀이가 가능했던 하천
원주천은 1960~70년대까지만 해도 농업용수와 생활용수를 위한 보와 몇몇 교량을 제외하면 별다른 시설이 없어, 물놀이와 고기잡이가 가능한 자연하천이었다. 줄, 부들, 갯버들 같은 식생과 함께 피라미·버들치 같은 물고기가 서식했다.
80년대 이후, 점용하천으로
1980년대 도심이 팽창하고 토지 이용도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하천 부지에 주차장과 장터 같은 시설이 하나둘 들어섰다. 하천은 점차 자연성과 생태성을 잃고 점용하천으로 바뀌어갔다. 90년대 이후에는 생활수준이 높아지며 쓰레기와 오·폐수 유입이 심해졌고, 이를 정비하는 수질 정화 사업이 이어졌다.
단계천 생태하천 복원
원주시는 단계천의 우산동 미광연립부터 원주천 합류부까지 1.65km 구간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국비 등 487억 원이 투입됐고, 갈대와 갯버들, 잔디를 심어 초지를 조성했으며 여울 같은 생물 서식처와 함께 주민을 위한 문화·체육 시설도 갖췄다.
하천을 걸으며 볼 것
지금의 원주천과 단계천은 자연하천도, 완전히 사라진 점용하천도 아닌 그 중간 어디쯤에 있다. 방재·점용·공원 기능이 뒤섞인 이 하천의 현재 모습을 보면, 도시가 자연을 어떻게 다시 도시 안으로 끌어들이려 하는지가 보인다.
복원된 하천도 설계된 시설이다
물길을 다시 드러내고 식생을 심었다고 해서 개발 이전의 자연이 그대로 돌아온 것은 아니다. 제방, 보행로, 조명, 여울과 휴게시설은 홍수 대응과 시민 이용을 함께 고려해 설계한 결과다. ‘생태하천’이라는 명칭만 보고 수질이 언제나 깨끗하다거나 모든 구간에서 생물이 늘었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식생의 정착과 수질, 유지관리 성과는 장기간 관찰 자료로 판단해야 한다.
걸을 때 보이는 도시의 선택
복개 또는 점용됐던 흔적, 새 보행로의 높이, 원주천과 만나는 지점을 차례로 보면 물길과 도로·상권의 관계가 드러난다. 비가 많이 온 뒤에는 수위가 빠르게 오를 수 있으므로 통제선을 넘지 않고, 야간에는 조명 구간과 미끄러운 가장자리를 확인한다. 487억 원과 1.65킬로미터는 사업 규모를 보여주는 수치일 뿐 성공을 자동으로 증명하지 않는다. 단계천의 의미는 도시가 차지했던 하천 공간을 다시 물과 보행자에게 얼마나 안정적으로 돌려주는지 계속 확인하는 데 있다.
하천을 한 번 걸은 인상만으로 복원 성과를 판정하기도 어렵다. 비가 온 직후와 갈수기에는 수량과 냄새, 식생이 다르게 보이고 공사 뒤 시간이 지나며 생물 서식도 변한다. 사업 전 사진과 현재 같은 지점의 모습을 비교하고, 수질·생태 조사 자료가 공개돼 있다면 조사 시점을 확인해 함께 읽는 것이 더 책임 있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