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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코엑스 · ⚖️

별마당도서관은 서가보다 통로가 먼저인 도서관이다

벽과 출입문 대신 쇼핑 동선 속에 서가를 펼친 별마당도서관은 책을 읽는 방식보다 공공 공간의 경계를 다시 묻게 한다.

별마당도서관에 처음 들어서면 높은 서가와 천장까지 열린 공간에 시선이 멈춘다. 하지만 이곳의 더 독특한 점은 규모보다 경계다. 별도의 입장권이나 출입문 없이 코엑스몰의 주요 통로가 독서 공간을 가로지른다. 책을 빌려 집으로 가져가는 일반 공공도서관과도, 책을 파는 대형서점과도 작동 방식이 다르다.

머무는 사람과 지나가는 사람이 섞인다

2017년 문을 연 별마당도서관은 누구나 무료로 서가를 둘러보고 비치된 책을 읽을 수 있게 구성됐다. 강연과 공연, 전시도 열리지만 쇼핑몰 운영과 행사 일정에 따라 좌석과 소음 수준이 달라진다. 조용한 개인 학습실을 기대하기보다 도시의 실내 광장에 책이라는 기능을 더한 장소로 이해하는 편이 맞다.

높은 책은 모두 꺼내 읽는 책이 아니다

사진에 보이는 상부 서가는 공간의 상징적 장치 성격이 크다. 이용자가 임의로 사다리를 사용하거나 구조물에 올라가서는 안 된다. 실제로 읽을 책은 손이 닿는 서가에서 고르고, 좌석을 장시간 짐으로 점유하지 않는다. 촬영 명소이지만 책을 읽거나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의 얼굴이 나오지 않도록 주의한다.

코엑스의 변화를 압축한 장소

1979년 전문 전시장으로 시작한 코엑스가 회의·업무·쇼핑·문화 기능을 넓혀 온 흐름이 이 공간에 압축돼 있다. 전시회를 보러 온 사람과 약속을 기다리는 직장인, 여행자와 독자가 한 지붕 아래 섞인다. 별마당도서관은 책의 양보다 복합도시 안에서 사람들이 잠시 머물 자리를 어떻게 만드는지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