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은 1948년 여순사건이 일어난 시점부터 1953년 한국전쟁이 끝나는 시점까지, 벌교읍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 소설은 해방 이후 한반도를 휩쓴 극심한 이념 대립 속에서 살아가야 했던 당시 사람들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소화의 집, 현부자네 집, 중도방죽, 남도여관 등의 공간은 모두 실제 벌교 지역의 장소들에 대응하며, 지금도 "태백산맥 문학기행길"을 따라 직접 답사할 수 있다.
이 시기 한반도, 그중에서도 특히 전라남도 지역이 겪었던 이념 대립과 그로 인한 민간인 피해는 매우 복잡하고 무거운 역사적 사안이다. 여순사건과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다른 지역들의 콘텐츠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역사는 어느 한쪽의 가해와 피해를 단순화하지 않고, 공식 조사 결과와 확인된 사실에 근거해 절제된 어조로 다뤄야 한다. 소설이라는 허구의 형식을 통해 전해진 이 5년의 시간은, 지금은 독자들이 실제로 걸으며 그 무게를 가늠해볼 수 있는 답사길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