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의 차 재배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약 1,600년 전 보성의 옛 이름인 복홀군이 마한에서 백제로 통합되던 시기에 이미 차를 이용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고 전한다. 그러나 이 오래된 기록과 지금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보성 녹차밭의 풍경 사이에는 상당한 시간적 간극이 있다. 지금의 다원 풍경이 실제로 시작된 것은 일제강점기였다.
1939년, 일본인 차 전문가들은 이 지역을 한국에서 홍차 재배에 가장 적합한 최적지로 선정했다. 이듬해인 1940년, 인도산 차종자인 "베니오마레"를 수입해 29.7ha의 밭에 씨를 뿌린 것이 지금 보성 다원의 시초가 됐다. 1,600년 전이라는 아득한 시간의 기록과, 80여 년 전이라는 비교적 가까운 시간의 시작이 지금 하나의 풍경 안에 함께 겹쳐 있는 셈이다. 이 재배지는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맥락 속에서 조성됐다는 사실 또한, 이 풍경을 바라볼 때 함께 기억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