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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계동 · 📍

한국 최초의 근대식 병원은 재동에서 시작했다

북촌을 한옥과 양반집만으로 기억하면 재동의 광혜원터를 놓치기 쉽다. 1884년 갑신정변 때 부상자를 치료한 미국인 의사 알렌의 제안을 받아 조선 정부는 1885년 재동에 서양식 병원을 열었다. 처음 이름은 광혜원이었고 곧 ‘널리 사람을 구한다’는 뜻의 제중원으로 바뀌었다.

국가기관과 선교사가 함께 운영했다

제중원은 조선 정부가 설립하고 외국인 의료진이 진료와 교육에 참여한 기관이었다. 서양의학을 단순히 외국인이 일방적으로 들여온 역사로만 설명할 수 없는 이유다. 왕실과 관료, 선교사, 조선인 환자와 학생의 이해가 한 공간에서 만났다.

병원은 오래 머물지 않았지만 계보는 이어졌다

제중원은 이후 구리개로 이전했고 운영 주체와 성격도 변했다. 재동의 처음 건물은 남아 있지 않아 현재 표지석만 보고 병원의 전체 모습을 상상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곳은 완성된 병원 유적보다 제도와 지식이 출발한 장소로 읽어야 한다.

북촌의 근대화는 집 밖에서도 진행됐다

근대 학교, 병원, 언론과 새로운 종교기관이 북촌 주변에 들어오며 동네의 역할은 변했다. 광혜원터를 가회동 한옥 골목과 연결하면 북촌이 옛 주거지만이 아니라 새로운 지식과 제도가 시험된 장소였다는 사실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