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순(1493~1583)은 만년에 관직에서 물러나 고향인 담양의 제월봉 아래에 정자를 지었다. 이 정자의 이름이 "면앙정(俛仰亭)"이었는데, 훗날 송순 자신도 이 정자의 이름을 자신의 호로 삼았다. 정자와 그 주인의 정체성이 사실상 하나로 묶인 셈이다. 이곳에서 송순은 세상에서 물러나 자연 속에 은거하는 심경을 담은 은일가사, 「면앙정가」를 지었다.
면앙정은 한 개인의 은퇴 공간에만 머물지 않았다. 송순을 중심으로 여러 문인이 교유하고 시문을 주고받은 호남 문학의 주요 공간으로 평가된다. 정철을 비롯한 후대 문인과의 관계도 이런 문학적 계보 속에서 언급된다. 개인이 지은 정자가 조선 중기 가사문학을 이해하는 중요한 현장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