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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녹원과 창평 슬로시티 · 📍

2003년(죽녹원)·2007년(창평 슬로시티). 버려질 뻔한 대나무밭과 잊혀가던 전통 과자 마을이, 2000년대 들어 나란히 새 이름을 얻었다

죽녹원 자리는 본래 마을 주민들이 죽제품을 만들기 위해 관리하던 대나무밭이었다. 그러나 플라스틱 제품이 죽제품의 자리를 대신하면서, 이 대나무밭은 점차 활용되지 않는 땅으로 남게 됐다. 담양군은 방치되던 이 대나무밭을 매입해, 2003년 5월 공원으로 새롭게 조성해 개원했다. 약 16만㎡ 규모에 2.2km의 산책로가 있고, 운수대통길·사랑이 변치않는 길·추억의 샛길·철학자의 길·사색의 길·선비의 길·죽마고우길·성인산오름길 등 저마다 이름이 붙은 여덟 갈래 길이 조성돼 있다.

같은 시기, 담양군 창평면의 삼지내마을 역시 새로운 정체성을 얻었다. 2007년 이 마을은 한국 최초의 슬로시티로 지정됐다. 조선시대 임금에게 진상되던 창평 쌀엿과 한과는 이 마을을 대표하는 전통 슬로푸드로, 지금도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한과와 쌀엿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쓸모를 다한 대나무밭 하나와, 조용히 잊혀가던 전통 과자 마을 하나가, 2000년대라는 같은 시기에 각자의 방식으로 새로운 이름과 의미를 얻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