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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랑생가와 「모란이 피기까지는」 · 📍

1903년(김영랑 출생)~1934년. 시인이 마당에 심은 모란꽃이, 한국 근대시의 대표작이 됐다

시인 김영랑은 강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그의 생가는 지금도 강진군청 뒤편에 남아 있으며, 본채·사랑채·문간채·장독대·우물 등이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국가지정문화재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돼 있다. 생가 주변에는 그가 직접 심었다고 전해지는 모란이 지금도 자란다.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그는 집 주변에 수백 그루의 모란을 심어놓고 즐겨 감상했다고 한다.

이런 개인적인 애착은 1934년 발표한 그의 대표작 「모란이 피기까지는」의 정서적 배경이 됐다는 해석이 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로 대표되는 이 시는, 기다림과 상실이라는 보편적 정서를 모란이라는 구체적인 꽃 이미지에 담아낸 작품으로, 한국 근대 서정시를 대표하는 작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생가 주변에는 이 시를 비롯해 그의 다른 대표작인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의 시비도 함께 세워져 있다. 강진이라는 한 지역에서 나고 자란 시인의 사적인 정원 취향이, 어떻게 한국인 전체가 공유하는 시적 정서로 확장됐는지를 이 생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