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2년 세워진 이 건물은 원래 조선은행 군산지점이었다. 조선은행은 식민지 조선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며, 호남평야에서 생산된 쌀을 일본으로 반출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관리하는 핵심 기관이었다. 군산이 '쌀 수탈의 관문'이라 불릴 때, 이 은행 건물은 그 관문을 움직이던 자금이 실제로 흐르던 자리였다.
지금은 군산근대건축관으로 이름을 바꿔 시민들에게 개방돼 있다. 당시 사용하던 금고실이 그대로 남아 있고, 그 안에는 옛 화폐와 금융 관련 유물이 전시돼 있다. 화려한 근대 건축물로만 보고 지나치기 쉽지만, 이 건물의 본래 기능이 무엇이었는지를 알고 나면 전시장으로서의 의미가 더 선명해진다. 근대건축관 옆으로는 앞서 소개한 뜬다리부두가 가깝게 이어져, 곡식을 실어 나르던 항구 시설과 그 돈을 관리하던 은행이 도보로 몇 분 거리에 나란히 남아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