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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마을 · 🐧

걸음걸이가 마을 이름이 됐다

펭귄마을이라는 이름의 유래를 들으면 다들 한 번 웃는다. 40여 년 전 교통사고로 다리가 불편해진 한 어르신이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이 마치 펭귄 같다고 해서 동네 사람들이 그를 '펭귄아재'라 불렀고, 그 별명이 그대로 마을 이름이 됐다. 시작은 더 소박했다. 마을 촌장 김동균 씨가 빈집에 쌓여 있던 낡은 물건과 잡동사니를 취미 삼아 이곳저곳 꾸미기 시작한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이웃 주민들이 하나둘 자기 집의 옛 물건을 내놓으면서 협업이 시작됐고, 버려질 뻔한 살림살이들이 정크아트 작품으로 되살아났다. 지금 양림 커뮤니티센터 옆 골목에 들어서면 1970~80년대로 순간 이동한 듯한 풍경이 펼쳐지는 이유다.

이 골목에는 뜻밖의 국제적인 흔적도 있다. 광주 출신으로 알려진 방탄소년단 제이홉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중국 팬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마을 담벼락에 그의 얼굴을 크게 그려 넣은 것이다. 옛 물건으로 채운 복고풍 골목 한편에 K팝 팬덤이 만든 벽화가 나란히 있는 풍경은, 이 마을이 과거의 기억만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 갱신되는 살아 있는 공간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젊은 예술가들도 자발적으로 이곳에 모여 벽화 작업에 동참하면서, 주민 주도로 시작된 골목 재생이 예술 프로젝트로 확장된 드문 사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