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공원이라는 이름은 원래 이 자리에 있던 '사직단'에서 왔다. 삼국시대부터 나라의 안녕과 풍년을 빌며 땅의 신과 곡식의 신에게 제사를 올리던 국가 제단이었다. 그런데 1894년 갑오개혁으로 이런 전근대적 제사가 모두 폐지되면서 사직단은 그 기능을 잃었고, 결정타는 일제강점기에 찾아왔다. 1924년 일본은 황태자의 결혼을 기념한다는 명목으로 이 자리를 공원으로 조성하면서 사직단의 흔적을 완전히 지워버렸다. 원래 있던 소나무를 베어내고 대신 벚나무를 심었으며, 먼저 조성된 광주공원에 빗대 이곳을 '신공원'이라 불렀다. 조선의 제사 공간이 일본식 벚꽃 공원으로 통째로 바뀐 셈이다.
이후로도 이 자리의 운명은 순탄치 않았다. 1960년대 말에는 동물원이 들어서면서 공원의 옛 모습이 다시 한번 헐렸고,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된 것은 1993년에 이르러서였다. 그리고 그 이듬해인 1994년, 광주향우회가 나서 100년 만에 사직제를 부활시켰다. 국가가 지우고 일제가 덮어썼던 제사가, 광주를 떠났다 돌아온 사람들의 손으로 다시 살아난 것이다. 지금은 팔각정이 있던 자리에 2015년 세운 높이 34.7m의 3층 전망타워가 서 있다. 4층 전망대에 오르면 양림동 일대는 물론 멀리 무등산까지 한눈에 들어오는데, 특히 해 질 무렵 노을과 함께 보는 야경이 좋아 하루 일정의 마무리 장소로 알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