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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남동·행촌동 · 🧱

‘기쁜 마음의 궁전’에서는 3·1운동을 세계에 알린 기자 가족이 살았다 — 딜쿠샤와 테일러 부부

행촌동 언덕의 붉은 벽돌집 딜쿠샤는 산스크리트어에서 가져온 이름으로 ‘기쁜 마음의 궁전’이라는 뜻으로 알려져 있다. 앨버트 와일더 테일러와 메리 린리 테일러 부부는 1923년 이 집을 지었다. 서양식 외관만 보면 식민지기 외국인 상류생활의 흔적으로 보이지만, 집의 역사는 한국 독립운동 보도와 전쟁, 추방, 해방 뒤 여러 가족의 거주까지 이어진다.

독립선언서는 병원 침상에서 발견된 종이 한 장으로만 전해진 것이 아니다

앨버트는 1919년 세브란스병원에서 아들의 출생을 기다리던 중 독립선언서 사본을 접한 것으로 전한다. 그는 통신망을 통해 3·1운동과 일제의 탄압을 국외에 보도했다. 유명한 우연의 장면만 강조하기보다 번역, 취재, 검열 회피와 송고 과정에 여러 사람의 도움이 필요했음을 기억한다.

메리의 글은 서울 생활을 기록했지만 외국인 시선의 한계도 있다

배우이자 화가였던 메리는 훗날 회고록에 한국의 사람과 풍경, 집에서의 생활을 남겼다. 생생한 자료이지만 식민지 조선을 상대적으로 특권적인 외국인의 위치에서 본 기록이기도 하다. 애정 어린 관찰과 시대의 편견을 함께 읽어야 한다.

1942년 추방 뒤 집은 여러 사람의 생활공간이 됐다

일제는 태평양전쟁기 테일러 부부를 감금한 뒤 미국으로 추방했다. 남겨진 집에는 해방과 전쟁을 거치며 여러 세대가 나뉘어 살았다. 복원은 테일러 가족 시기의 공간을 되살렸지만, 이후 그곳을 생활터로 삼았던 주민의 시간도 건물 역사에서 지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