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공원 전망대에 서면 남산과 도심의 고층건물, 동대문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높이만 보면 작은 언덕에 가깝지만 조선의 수도계획에서는 북악·낙산·남산·인왕산이 도성 안을 감싸는 네 산이었다. 낙산은 풍수에서 좌청룡에 해당하는 동쪽 산으로 이해됐고, 성벽은 산등성이의 굴곡을 따라 북쪽 혜화문에서 남쪽 흥인지문으로 내려갔다.
낙타를 닮았다는 이름은 산의 형태를 기억하는 방식이다
낙산의 한자는 낙타를 뜻하는 ‘낙(駱)’을 쓴다. 능선이 낙타의 등처럼 이어져 낙타산 또는 타락산이라 불렸다는 설명이 전한다. 오늘은 건물과 나무, 공원시설 때문에 산의 전체 윤곽을 한자리에서 보기 어렵다. 성곽을 따라 천천히 이동하며 정상 하나보다 완만하게 이어지는 등선을 읽는 편이 이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낮은 산은 군사적으로 덜 중요했던 것이 아니다
낙산은 외부에서 도성으로 접근하는 동쪽 길과 흥인지문을 내려다본다. 산이 낮다는 것은 성벽을 쌓고 순찰하기 쉬웠다는 뜻만이 아니라, 바깥에서 성 안을 관찰하거나 공격하기도 상대적으로 쉬울 수 있다는 뜻이었다. 도성의 방어는 높은 산 정상 몇 곳이 아니라 산과 성문, 성벽과 군사시설을 연결해 완성됐다.
공원의 녹지는 오래된 자연 그대로가 아니다
낙산 일대에는 오랫동안 주택이 산등성이 가까이 들어섰고, 훼손된 성곽과 구릉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공원과 산책로가 조성됐다. 오늘의 나무와 광장, 전망대, 조명은 역사적 산 위에 더해진 현대 도시시설이다. ‘서울 한복판에 자연이 그대로 남았다’고 표현하기보다 주거지·문화유산·공원이 반복해서 경계를 조정한 장소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