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어디에도 흔치 않은 장면이 인천에 있다. 계단 하나를 사이에 두고 왼쪽은 청국, 오른쪽은 일본이던 자리. 그 경계선을 지금은 그냥 걸어서 넘는다.
1883년에 열린 문
인천항은 1883년에 개항했다 — 부산(1876), 원산(1880)에 이은 순서다 사실. 개항 직후 이 좁은 언덕에 여러 나라의 땅이 나란히 그어졌다. 1883년 인천일본조계조약으로 일본조계가 설정됐고, 이듬해에는 청국조계와 각국공동조계가 이어졌다 사실. 한 동네 안에 국경이 여러 개 생긴 셈이다.
계단으로 남은 경계
그 경계가 지금도 청일조계지 경계계단으로 남아 있다. 계단 동쪽이 일본조계, 서쪽이 청국조계였고,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당시 만국공원이던 자유공원과 이어진다 사실. 이 시리즈가 인천을 "계단으로 남은 국경"이라 부르는 이유다. 대개의 도시에서 옛 경계는 지도에만 남지만, 여기서는 발로 넘을 수 있다 추정.
최초가 몰린 동네
이 동네가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는 "한국 최초"가 여기 몰려 있다는 점이다. 한국 최초의 서양식 호텔(5화), 최초의 서구식 공원(6화), 최초의 철도(5화), 그리고 짜장면(3화)이 모두 이 일대에서 시작됐다 사실. 바깥이 들어오는 문이었으니, 새것이 먼저 도착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추정.
왜 반나절인가
인천역에서 시작해 개항누리길을 축으로 걸으면 3~4시간이면 충분하다 추정. 다만 개항박물관·근대건축전시관처럼 월요일에 쉬는 전시관이 많으니 요일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좋다 사실. 이 시리즈는 계단부터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