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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개항장 · 🌳

이름이 네 번 바뀐 공원

각국공원, 서공원, 만국공원, 자유공원. 한국 최초의 서구식 공원은 이름이 네 번 바뀌었다. 이름이 바뀔 때마다 이 땅을 누가 쥐고 있었는지가 바뀌었다.

공원 하나의 이름이 네 번 바뀌었다면, 그것은 조경의 역사가 아니라 정치의 역사다.

1888년 — 각국공원

자유공원은 1888년에 조성된 한국 최초의 서구식 공원이다 사실. 인천항 개항 뒤 외국인 거류민단이 관리·운영했고, 그래서 당시 시민들은 이곳을 각국공원이라 불렀다 사실. 2화에서 본 각국공동조계 안에 놓인 공원이니, 이름 자체가 소속을 말해준 셈이다 추정.

1914년 — 서공원

일본의 세력이 커지면서 1914년 각국 거류지가 철폐됐고, 공원 관리권이 인천부로 이관되자 그때부터 서공원으로 불렸다 사실. 이름이 바뀐 이유가 조경이 아니라 관할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 2화에서 본 조계 제도의 소멸이 공원 간판에까지 닿은 것이다 추정.

1945년, 그리고 1957년

해방 후에는 만국공원으로 불렸다 사실. 그리고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한 맥아더 장군의 동상이 세워진 1957년 10월 3일부터 자유공원으로 개칭됐다 사실. 개항으로 시작해 식민과 전쟁을 지나 냉전에 이르는 한국 근현대사가, 공원 하나의 이름표에 순서대로 적힌 셈이다 추정.

어떻게 걸을 것인가

동선상으로는 2화의 경계계단을 따라 올라오면 이 공원으로 이어진다 사실. 언덕 위라 항구 쪽 조망이 트이므로, 앞선 화들에서 걸어온 조계와 건물들을 위에서 한 번에 되짚기 좋은 자리다 추정. 이 시리즈에서 자유공원을 중반에 배치한 이유가 그것이다 — 여기서 한 번 내려다보고 다시 내려가면, 남은 층이 다르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