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목포를 걷다 보면 이 도시가 원래부터 항구 도시였을 거라 짐작하기 쉽다. 실제로는 반대에 가깝다. 1897년 개항 이전의 목포는 국제 무역항이 아니라, 조선 수군이 왜구와 해적의 침입에 대비해 세운 작은 진영 '목포진(木浦鎭)'이 있던 어촌이었다. 지금 우리가 부르는 '목포'라는 지명 자체가 이 수군 기지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 도시가 항구를 만든 게 아니라, 작은 군사 진영의 이름이 훗날 도시 전체의 이름이 된 셈이다.
목포진은 오랫동안 흔적만 남은 채 방치돼 있었지만, 개항 120주년을 전후해 진영터를 복원해 역사공원으로 재탄생시켰다. 지금 만호동 골목 사이에 조용히 자리한 이 공원은 관광객이 몰리는 근대역사관이나 시화골목에 비해 찾는 사람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목포라는 도시의 '개항 이전 얼굴'을 보여주는 사실상 유일한 장소이기도 하다. 목포 여행을 개항사 중심으로 짤 계획이라면, 순서상 가장 먼저 들러야 할 곳은 화려한 근대 건축물이 아니라 이 작은 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