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는 한 명의 소리꾼이 고수의 북장단에 맞춰 긴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내는 한국 전통 공연 예술이다. 19세기 초, 이 판소리를 대표하던 여덟 명의 명창 가운데 한 사람이 바로 운봉(지금의 남원) 출신 송흥록이었다. 그는 판소리사에서 "중시조"라 불릴 만큼 중요한 인물로 평가받는데, 느리고 장중한 리듬인 진양조 장단을 완성하고, 산유화조라는 독특한 창법을 판소리에 도입한 공로 덕분이다.
송흥록의 소리는 그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사라지지 않았다. 그의 창법은 남원을 중심으로 구례, 순창, 고창 등 인근 지역으로 퍼져나가며 하나의 큰 흐름을 형성했고, 이것이 오늘날 판소리의 양대 유파 중 하나로 꼽히는 "동편제"다. 동편제는 웅장하고 힘 있는 발성과 절제된 감정 표현을 특징으로 하며, 이와 대비되는 유파인 서편제와 함께 한국 판소리의 두 축을 이룬다. 한 사람의 소리가 시대를 넘어 하나의 유파로 자리 잡은 이 과정은, 지금도 남원 운봉 지역이 "국악의 성지"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