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동을 소개할 때 흔히 ‘산이 맑고 물이 맑고 사람의 마음이 맑아 삼청’이라고 말한다. 기억하기 좋은 설명이지만 이것만이 유일하게 확인된 어원은 아니다. 도교에서 가장 높은 세 신격을 뜻하는 삼청을 모신 삼청전 또는 삼청전의 제사와 관련됐다는 설명도 전한다. 지명은 행정 문서, 신앙, 주민의 구전이 겹쳐 만들어지므로 하나의 멋진 문장으로 봉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북악산 골짜기의 물은 마을의 길을 만들었다
삼청동은 북악산과 응봉에서 내려오는 골짜기를 따라 길게 형성됐다. 삼청동천이라 불린 물길은 생활용수와 경관을 제공했지만 큰비에는 범람 위험도 만들었다. 오늘의 도로와 하수 체계 아래로 물길의 상당 부분이 가려져 있어도 골목의 경사와 낮은 지점, 공원 쪽으로 좁아지는 지형에서 계곡의 방향을 짐작할 수 있다.
맑은 물은 자연 상태로 저절로 유지된 것이 아니다
도시 인구가 늘고 주택이 밀집하면서 계곡물은 오염과 복개, 배수 문제를 겪었다. 과거의 ‘청정한 삼청’ 이미지만 강조하면 물을 길어 쓰고 배수를 관리했던 주민의 노동과 도시 기반시설의 변화를 놓친다. 계곡 주변에서 세제나 음식물을 흘려보내지 않고, 집중호우 때는 낮은 산책로와 계단을 피한다.
지명의 불확실성은 이야기를 약하게 만들지 않는다
여러 유래가 공존한다는 사실 자체가 이 동네에 도교 관청과 산수 경관, 후대의 관광 이미지가 차례로 겹쳤음을 보여준다. 현장 안내판마다 설명이 조금 다르면 어느 하나를 오류로 몰기보다 작성 기관과 근거를 살펴본다. 좋은 도시 이야기는 모르는 부분까지 확신하는 대신 확인된 사실과 전승을 분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