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순천드라마촬영장이 있는 자리는 원래 군부대가 주둔하던 곳이었다. 2006년부터 이곳에 국내 최대 규모의 시대극 세트장이 조성되기 시작했는데, 그 구성이 독특하다 — 경사진 언덕을 따라 1960년대 읍내 거리, 1970년대 봉천동 달동네, 1980년대 서울 변두리까지 세 시대가 순서대로 이어진다.
12,000평 규모의 부지에 200여 채의 건물이 촘촘히 들어서 있는데, 양철지붕과 부서진 연탄, 어긋난 계단 하나하나까지 당시의 생활상을 정교하게 재현했다. 이곳에서 촬영된 작품으로는 〈사랑과 야망〉, 〈님은 먼 곳에〉, 〈자이언트〉, 〈제빵왕 김탁구〉 등이 있으며, 지금도 연간 2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는다. 방문객 상당수가 중장년층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 이들에게 이곳은 단순한 영화 세트가 아니라, 자신이 실제로 살았던 시대의 골목을 다시 걸어보는 경험이기 때문이다. 군인들이 훈련하던 자리가, 이제는 사람들이 자신의 과거로 되돌아가는 시간여행지가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