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원도심에서 가장 밀도 높은 상권은 자유시장과 원주중앙시장이다. 두 시장은 서로 접해 있으면서도 각자 다른 속도로 오늘에 이르렀다.
자유시장, 60년 넘은 만물 상가
자유시장은 1965년 3월 개설됐다. 1986년 5월 신축 기공식을 열어 1987년 3월 지하 2층, 지상 10층 규모의 주상복합 상가로 다시 지어졌다. 만두·떡볶이·백반 같은 먹거리부터 의류·잡화, 심지어 병의원까지 한 건물 안에 들어차 있어 원주시민의 일상과 오랫동안 함께해왔다.
중앙시장, 오일장에서 상설시장으로
원주중앙시장은 1950년대 중앙동 오일장으로 시작해 1970년 2층 철근콘크리트 건물로 재건축됐다.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시민의 정서와 애환이 깊이 어린 전통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2층에서 벌어진 변화
최근 이 중앙시장 2층에 청년 예술가들의 감각이 더해지면서 '미로예술 원주중앙시장'이라는 새로운 이름이 붙었다. 1층은 여전히 풍부한 먹거리를 자랑하는 전통시장이지만, 2층은 청년 상인들이 운영하는 카페·공방·주점·갤러리가 들어선 뉴트로 공간으로 바뀌었다. 시장의 이름에 붙은 '미로'는 실제로 골목처럼 얽힌 통로 구조에서 따온 것이기도 하다.
두 시장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
자유시장이 시간이 지나도 크게 변하지 않은 전통 상권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중앙시장 2층은 같은 건물 안에서 세대가 어떻게 교대하는지를 보여준다. 두 시장을 나란히 걸으면, 원주 원도심 상권이 멈춰 있지 않고 계속 자기 갱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재생 성공’이라는 결론부터 내리지 않는다
시장 2층에 청년 점포와 문화공간이 들어왔다는 연혁과, 오늘 상권이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는 평가는 다른 문제다. 입점과 폐점, 영업시간은 계속 바뀌므로 과거 소개 기사만 보고 모든 가게가 남아 있다고 쓰면 안 된다. 방문한 날 열린 점포 수, 비어 있는 칸, 기존 상인과 새 점포의 이용층을 함께 봐야 한다. 미로 같은 통로는 공간의 개성이지만 처음 온 사람에게는 길 찾기의 장벽이기도 하다.
두 시장은 층과 통로로 읽는다
자유시장에서는 식당·의류·생활 서비스가 한 건물에 쌓인 수직적 구성을, 중앙시장에서는 1층 전통 상권과 2층 문화 상권의 차이를 살펴보자. 두 시장을 ‘낡은 곳’과 ‘젊어진 곳’으로 단순 대비하면 기존 상인의 변화와 청년 점포의 불안정성을 놓친다. 점포별 휴무와 영업시간이 다르고 통로가 좁은 구간도 있으므로 현장 표지를 따른다. 이곳의 가치는 완성된 성공 사례가 아니라 오래된 시장이 새 이용자를 받아들이며 계속 조정되는 과정에 있다.
먹거리 한두 곳의 유명세를 시장 전체의 모습으로 일반화하지 않는 태도도 필요하다. 같은 층에서도 아침 장사와 저녁 장사의 리듬이 다르고, 관광객이 찾는 점포와 주민이 이용하는 점포가 갈린다. 가게 안을 촬영할 때는 먼저 허락을 구하고 통행을 막지 않아야 생활시장이라는 장소의 성격을 존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