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장은 닷새 간격으로 정해진 날짜에 상인과 주민이 모이는 시장 방식이다. 상설점포가 적고 이동 비용이 컸던 때에는 여러 마을이 같은 장날을 기준으로 농산물과 생활용품, 소식과 일손 정보를 교환했다. 남한강 수운과 나루가 작동하던 여주에서는 강으로 들어온 물건과 주변 농촌의 생산물이 읍내 장과 연결됐다.
장날은 물건보다 시간을 조직했다
농가는 수확과 가공품 준비를 장날에 맞추고, 이동상인은 여러 지역의 장 날짜를 이어 순회했다. 소비자도 평소 구하기 어려운 물건을 사기 위해 날짜를 기억했다. 시장은 건물보다 일정과 관계로 만들어졌다. 오늘 상설시장 안팎에 장날 노점이 더해지는 모습도 두 시간표가 겹친 결과다.
‘옛 정취’ 뒤에는 임시 노동이 있다
새벽 자리 배치, 천막과 진열대 설치, 가격표와 결제, 남은 물건 회수와 청소가 하루 안에 반복된다. 관광객이 느끼는 활기는 상인의 긴 이동과 날씨 위험 위에 놓인다. 노점은 사진 배경이 아니므로 인물과 상품을 가까이 촬영할 때 동의를 구하고 통로를 막지 않는다.
강의 시장과 오늘의 도로 시장을 구분한다
과거 수운 물류를 현재 장터 모습에 그대로 대입하지 않는다. 다리·도로·냉장 운송과 온라인 판매가 유통을 바꿨고, 장날의 기능도 생활필수품 조달에서 만남과 소규모 직거래로 이동했다. 방문 전 정확한 장날과 위치를 확인하고 현금만 가능하다고 단정하지 말고 점포별 결제 방식을 묻는다.
시장에 나온 농산물이 모두 여주에서 재배된 것도 아니고, 지역 농산물이 모두 오일장을 거치는 것도 아니다. 이동상인은 다른 산지의 물건을 가져오고 농가는 도매시장·로컬푸드·온라인 등 여러 경로를 선택한다. ‘전통시장 상품은 전부 지역산’이라는 기대는 상인에게 잘못된 진위 판정을 요구한다. 원산지 표시와 판매자의 설명을 확인하는 편이 정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