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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남문 · 📍

1389~1905년. 세 개의 문이 사라질 때, 혼자 남은 문

풍남문은 1389년 전주부성이 축조될 때 함께 세워진 남문으로, 동·서·북문과 함께 전주읍성을 지키던 4대문 가운데 하나였다. 1767년 큰불로 소실됐다가 다시 지어졌으니, 지금 서 있는 건물 자체도 250년이 넘는 세월을 버텨온 셈이다.

풍남문이 유독 특별해지는 지점은 근대의 도시 재편기다. 을사늑약(1905) 이후 근대 도시계획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전주읍성의 동문·서문·북문이 모두 헐렸다. 도시를 근대적으로 재편한다는 명분 아래 수백 년 된 성문들이 순식간에 사라진 것이다. 그런데 풍남문만은 살아남았다. 전주부성 4대문 가운데 지금까지 남아 있는 문은 이것 하나뿐이다. 지금 한옥마을 입구에서 마주치는 이 문루는 그래서 단순한 옛 건축물이 아니라, 한 도시가 근대화라는 이름으로 스스로의 과거를 지워나가던 시기에 우연히, 혹은 어떤 이유로 살아남은 마지막 증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