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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배 · 📍

1910년~현재. "나주는 몰라도 나주배는 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도시보다 유명해진 과일

나주에서 배를 재배한 기록은 생각보다 훨씬 오래됐다. 1454년에 편찬된 『세종실록지리지』에는 나주목의 토공물(지방에서 중앙에 바치던 특산물) 목록에 배가 포함돼 있다. 이후 1871년의 『호남읍지』, 1897년의 『금성읍지』에도 나주배에 관한 기록이 이어진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업적 재배가 본격화된 것은 근대에 들어서였다. 1910년 일본인이 개량 품종을 처음 심었고, 1913년에는 나주 송월동에 살던 이동규라는 인물이 상업농으로서는 처음으로 배를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재배 면적이 점차 확대됐다.

나주배가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된 결정적 계기는 1929년이었다. 이해 열린 조선박람회에 출품돼 수상하면서, 나주배라는 이름이 전국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나주 지역은 7~9월 강수량이 670mm 안팎으로 배 재배에 최적화된 기후를 갖췄고, 영산강 유역의 유기질 많고 배수가 좋은 토양까지 더해지며 최고의 산지로 자리 잡았다. 지금 나주는 전국 배 생산량의 22%를 차지하는 명실상부한 최대 산지다. "나주는 몰라도 나주배는 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 과일은 어느새 도시 자체보다 더 유명한 이름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