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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곰탕거리 · 📍

일제강점기~현재. 전쟁 군수품 공장이 남긴 소고기 문화가, 지금은 4대째 이어지는 향토음식이 됐다

나주곰탕이 지금과 같은 명성을 얻게 된 배경에는 두 갈래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하나는 오일장에서 상인과 서민들이 즐겨 먹던 국물 요리에서 비롯됐다는 설이고, 다른 하나는 일제강점기에서 그 기원을 찾는 설이다. 특히 일제가 나주에 다케나카 통조림 공장을 세워 군수품용 소고기 통조림을 대량으로 생산했던 것이 나주 지역에 소고기를 활용한 국물 요리 문화가 자리 잡는 계기가 됐다는 이야기가 유력하게 전해진다.

이런 음식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나주라는 지역 자체의 오랜 풍요로움이 있다. 983년 고려 성종 때 설치된 나주목은 무려 913년간 유지될 만큼 안정적인 행정 중심지였고, 넓은 나주평야를 낀 덕분에 농축업이 크게 발달해 당시 인구가 전국에서 손꼽힐 정도였다. 여기에 전국 유일의 내륙 항구였던 영산포 뱃길을 따라 각종 해산물까지 유입되면서, 1470년 흉년을 계기로 나주를 비롯한 전라도 여러 고을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장시(장문)가 열릴 만큼 물산이 풍부했다. 이런 오랜 물적 토대 위에서, 일제강점기의 통조림 공장이라는 계기를 거쳐 탄생한 것이 지금의 나주곰탕이다. 지금 나주읍성 일대에는 4대째 가업을 이어오는 곰탕집들이 모인 곰탕특화거리가 형성돼 있어, 100년에 걸친 이 국물 요리의 역사를 몸소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