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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회현동 · 📍

남산 아래 ‘남촌’에는 누가 살았을까

회현동에서 남산 방향으로 오르면 시장의 소음이 빠르게 낮아지고 경사진 주거 골목이 나타난다. 이 일대는 정동·필동·묵정동 등과 함께 넓은 의미의 ‘남촌’으로 불렸다. 청계천 북쪽 북촌과 대비되는 이름이지만, 행정 경계가 분명한 하나의 동네를 뜻한 것은 아니다.

‘남주북병’이라는 말이 보여주는 도시

조선 후기 한양에서는 남촌에 벼슬하지 못한 선비가 많이 살고 북촌에 권세가가 모였다는 뜻의 ‘남주북병’이라는 표현이 전해진다. 다만 이를 남촌 전체의 고정된 주민 구성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관료와 선비뿐 아니라 상인, 장인, 하급 관리와 노동자가 뒤섞여 살았다.

식민도시는 남촌의 의미를 바꾸었다

일제강점기 일본인 거주와 상업 시설이 남산 북쪽과 충무로·명동 일대로 확대됐다. 조선인이 기억한 남촌 위에 식민도시의 ‘남촌’이 다시 씌워졌다. 해방 뒤에는 귀환민과 피란민, 도시 노동자가 유입되며 골목과 집이 더 잘게 나뉘었다.

골목의 낡음보다 생활의 연속성을 본다

회현동에는 새 건물과 오래된 주택, 봉제·인쇄 같은 소규모 작업장이 가까이 붙어 있다. 벽과 계단을 사진 배경으로만 소비하지 말고 문패와 화분, 배달 동선을 살피자. 관광지 지도에 비어 보이는 골목도 누군가에게는 매일 오르내리는 집 앞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