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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 · 📍

골목 아래에는 두 개의 물길이 흐른다

서촌 골목이 곧게 뻗지 않고 굽으며 내려오는 데에는 물길의 영향이 있다. 인왕산과 북악산 남쪽에서 내려온 백운동천과 옥류동천은 마을을 지나 청계천으로 합류했다. 도시가 커지면서 많은 구간이 복개돼 지금은 도로 아래를 흐른다.

물은 생활 기반이면서 위험이었다

계곡물은 식수와 빨래, 정원과 풍류에 쓰였지만 큰비에는 범람했다. 집과 길은 물을 피하거나 이용하는 방식으로 놓였다. 지도보다 실제 경사를 따라 걸으면 골목이 옛 하천과 나란히 움직이는 구간을 발견할 수 있다.

이름에 남은 물의 기억

옥인동의 ‘옥’과 수성동의 ‘물소리’ 같은 지명, 옥류동천길 표지는 사라진 물길을 기억하게 한다. 다만 현재의 도로가 조선시대 하천 폭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복개와 도로 정비가 여러 차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복원은 과거를 그대로 되돌리는 일이 아니다

수성동계곡처럼 물과 경관을 되살린 곳도 있지만 도시 전체의 하천을 원형대로 복구할 수는 없다. 서촌의 물길 여행은 완벽한 옛 풍경을 찾기보다, 보이지 않는 자연이 오늘의 도시 구조를 어떻게 남겼는지 읽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