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인문지리서인 『동국여지승람』에는 꼬막이 전라도의 특산품으로 기록돼 있다. 이 기록으로 미루어 볼 때, 전라도 특히 이 지역의 꼬막 맛은 이미 오래전부터 널리 알려져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꼬막은 예로부터 임금의 수라상에 오르는 진미 가운데서도 으뜸으로 꼽혔고, 제사상에도 반드시 올라갈 만큼 귀하게 여겨졌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지금 전국 꼬막 생산량의 상당 부분은 벌교가 아니라 인접한 고흥군에서 나온다. 그럼에도 "꼬막" 하면 벌교를 먼저 떠올리게 된 데는 지리적 우연이 크게 작용했다. 고흥반도를 벗어나려면 반드시 벌교를 거쳐야 하는 지형적 특성 때문에, 고흥에서 잡힌 꼬막이 벌교에 모여 집하되고 유통되면서 자연스럽게 "벌교 꼬막"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이다. 여기에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이 벌교를 배경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벌교 꼬막의 명성은 한층 더 굳어졌다. 실제 생산지가 아니라 유통의 길목이었던 곳이 오히려 그 이름을 대표하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