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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동 · ☕

부촌에서 카페골목으로

동명동이라는 이름부터 사연이 있다. 옛 광주읍성의 동문 밖에 있는 마을이라 해서 '동밖에' 또는 '동문외리(東門外里)'라 불렸고, 동네를 가로지르던 동계천 가에 있다 하여 '동계리(東溪里)'라고도 했다. 지금의 카페골목 풍경과는 거리가 먼 이름들이다.

이 동네의 결이 바뀐 첫 번째 계기는 일제강점기였다. 목포가 개항하면서 일본인 상인들이 광주로 대거 유입됐고, 그들은 동명동에 고급 주택가를 형성했다. 이 흐름은 해방 이후에도 이어져 1970~90년대 동명동은 오래된 한옥과 고급 양옥이 뒤섞인 광주의 대표적 부촌으로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아파트가 주거 문화의 중심이 되면서 원주민들이 하나둘 떠났고, 한때는 활기를 잃은 골목이 되기도 했다. 반전은 두 갈래에서 왔다. 하나는 학원가였다. 아이들 학원이 몰리면서 자녀를 기다리는 엄마들을 위한 카페가 생기기 시작했다. 다른 하나는 이웃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었다. 2015년 ACC가 개관하면서 예술가와 청년층이 카페를 매개로 이 골목에 모여들기 시작했고, 두 흐름이 겹치면서 지금의 동명동 카페거리가 만들어졌다. 넓게 뚫린 신도심 상권과 달리 동명동은 여전히 옛 부촌 시절의 좁고 구불한 골목 구획을 그대로 쓴다. 그래서 대형 프랜차이즈보다 개성 있는 로컬 카페와 소품숍, 바가 골목마다 들어서 있고,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걷다가 우연히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하는 것이 이 동네를 즐기는 정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