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의 순천만은 지금과 같은 생태 명소가 아니었다. 골재 채취와 하천 정비, 그리고 각종 개발 압력 속에서 갯벌이 훼손될 위기에 놓여 있었다. 순천만이 지금의 모습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저절로 이뤄진 일이 아니다 — 1990년대 후반부터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 그리고 순천시 행정이 30년 가까이 이어온 보전 노력의 결과였다.
이런 노력은 2006년 1월, 순천만 갯벌이 국내 연안습지로는 최초로 람사르협약에 등록되는 성과로 이어졌다(대한민국 전체로는 네 번째 람사르 습지). 등록 이후에도 순천시는 철새 서식지를 넓히고, 흑두루미 먹이터를 조성하고, 경관을 해치는 전봇대를 철거하고, 친환경 농업과 주민 참여형 갈대 관리를 꾸준히 이어갔다. 그 결과 지금 순천만은 흑두루미, 저어새, 큰고니, 도요물떼새 등 다양한 철새가 찾아드는 국내 대표 생태 습지가 됐다. S자로 굽이치는 물길과 그 위로 지는 노을은 사진작가들이 꼽는 한국의 대표 낙조 풍경 중 하나로도 유명하다. 이 모든 풍경의 이면에는, 개발이 아니라 보전을 선택한 한 도시의 결정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