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4년, 일제강점기 종전을 한 해 앞둔 시점에 제지공장(당시 이름은 여러 차례 바뀌었으나 지금은 '페이퍼코리아')과 군산역을 잇는 총연장 2.5km의 철도가 놓였다. 신문 용지의 원료를 실어 나르기 위한 산업용 철도였다. 이 철로 이름은 시대와 소유 기업이 바뀔 때마다 '북선제지철도', '고려제지철도', '세풍철도' 등으로 여러 차례 바뀌었고, 지금은 '페이퍼코리아선'으로 불린다.
철도가 놓인 뒤, 그 주변으로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 살기 시작했다. 1970년대 들어서는 본격적으로 마을이 형성돼 지금의 경암동 철길마을이 됐다. 좁은 골목 양옆으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열차가 지나가면 지붕과 맞닿을 듯한 아슬아슬한 폭이 특징이다. 지금은 열차가 다니지 않지만 철로는 그대로 남아 있어, 골목을 걷다 보면 발밑에 레일이 밟히는 독특한 감각을 경험할 수 있다. 산업 시설의 부산물처럼 생겨난 마을이 80년 가까이 지나 군산의 근대유적이자 사진 명소가 된 셈이다.